실종자가 잇따라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는 비극의 예천에 18일 밤부터 또 다시 물폭탄이 예보돼 경북북부 4개 시군 이재민들이 망연자실 하고 있다.특히 이번에 가장 피해가 컸던 예천군의 경우 실종자 8명 가운데 3명이 이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자 대피소에는 눈물바다를 이뤘다. 아직 남은 실종자가 5명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청천벽력 같은 물폭탄 예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실종된 여성 2명과 남성 1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7분께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 한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중이던 해병대원이 A(여·60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5시께 예천 은풍면 은산리에서 남편(70대)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A씨가 발견된 장소는 실종된 곳으로부터 강 하류 방향으로 10여㎞ 지점이다.이날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 마을 앞에서는 이날 낮 12시 3분께 경찰 수색견이 나무더미에서 숨진 B(여·77)씨를 발견했다. B씨가 발견된 곳은 폭우로 인해 완전히 파괴된 자택으로부터 하류 방향 1㎞ 거리다. 앞서 B씨의 남편(74)도 지난 15일 새벽 폭우로 떠밀려온 토사가 집을 덮치면서 안타깝게 숨졌다.이날 실종됐던 3명이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예천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12명(남 6명, 여 6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5명(남 3명, 여 2명)이다.전날에는 특수훈련을 받은 수색대요원 40여 명과 IBS보트 8대를 동원, 하천 등지를 중심으로 정밀 수색작업을 펼쳤다. 현재 예천군 은풍면과 감천면 등지에는 수색, 구조, 복구에 특화된 대원 300여 명이 수색중이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수색구조견 30마리를 투입해 매몰지역을 중심으로 탐색 활동을 넓히고 있다.이날 현재 파손되거나 침수된 경북지역 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335곳 중 96곳이 복구가 완료됐다. 하지만 아직도 사유시설 피해 규모는 갈수록 커져 주택 233채, 공장 2곳, 종교시설 16곳, 축사 25곳, 가축 10만5000마리, 3026가구의 농작물 2161㏊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위험지구에 사는 1184세대 주민 1722명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또 다른 고민은 이날 밤부터 대구와 경북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점이다. 19일 새벽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내린 강수량을 보면 문경 동로 502㎜, 영주 부석 370㎜, 봉화 석포 360㎜, 봉화군 봉화읍 330.5㎜, 상주 은척 314.5㎜, 예천군 예천읍 291.5㎜, 대구 군위 236.5㎜, 구미 230.9㎜, 의성 202.5㎜, 김천 대덕 201㎜ 등이다.